아직도 나는...
얼마 전에 불거진 선교지문제로 밤이 맞도록 애를 쓰다가 새벽녘에 잠이 들었다.
잠들자마자 꿈을 꾸었는데 다른 나라에서 우리나라로 오는 비행기 안이었다.

일행 두세 명과 함께 비행기를 탔는데 좀 좋은 자리인 것 같았다. 그런데 자리가 모자라서 승무원들이 자리를 마련을 하고 있었는데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분이 우리일행 곁에 계셨다.

그냥 옛날 은사처럼 생각이 되는 분이었다. 그 분도 우리 쪽 그것도 나를 가끔 쳐다보고 계셨으며 나도 그분을 여러 번 쳐다보았다. 그 분은 자리를 잡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분이 내게 다가 오셨다. 가까이 오셔서 말 한마디도 안하셨는데 내가 곧 알아볼 수가 있어서 기쁘게 인사를 나누고 우리가 맡아 놓은 자리를 하나 내어 드렸다. 그리고 일행 중에 장로님 한분에게 내가 그분을 소개하였다. 그리고 두 분이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그런데 두 분의 자리가 구부러지는 모퉁이 자리였다. 그래서 두 분이 앉기에는 무릎이 붙어서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서 그 장로님이 자리를 내주고 다른 자리를 찾아 갔다.

그러는 중에 그분이 잠시 자리를 비웠는데 어떤 젊은이가 그 자리에다가 자기가방과 옷을 같다 놓고 자기자리인양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분한 생각에 그분의 자리임을 말하고 비워 줄 것을 요구하였으나 나보다 몇 살 아래인 것처럼 보였던 그 젊은이가 나에게 욕을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시비가 붙었는데 그분은 먼발치서 나는 괜찮다고 작은 소리로 말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 젊은이가 고성을 지르고 나를 때릴 것처럼 주먹과 팔을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을 했다.

나도 그에게 “때릴려면 때려보라.”고 말을 했다. 그리고 “이 나라 경찰이 당신을 비행기에서 끌어내릴지도 모른다.”라고 말을 했다. 그래도 그분은 먼발치서 그냥 바라만 보고 계셨다.

잠에서 깨어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그분은 주님이셨다. 나는 아직도 주님을 알아보지 못하는 철부지였으며 지금까지 내가 주님을 먼저 알아본 적은 한번도 없고 언제든지 주님이 나를 찾아오셔서 아는 척을 해주시고 나를 만나 주신 것이었다. 그분이 일방적인 은혜로 나를 찾아 오셔서 말씀 한 절, 한 절 뜻을 풀어 주시고 그 말씀대로 살고픈 소원을 주시고 그랬던 것이다. 기도할 때에도 내가 구할 것을 마땅히 알지 못할 때에 구할 것을 일일이 가르쳐 주시고 하나하나 들어주신 주님이신 것이다.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주님의 자리를 빼앗고 주님의 몸 된 교회를 병들게 하고 주님의 일을 한다고 하면서 전도와 선교로 그의 영광을 가로채고 저들이 고생하는 것과 수고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정작 주님이 일하시고 주님이 주신 열매로서 사람들에게 칭찬과 존경을 받을 때에 그것을 분해할 줄은 알고 그들과 싸울 줄을 알면서도 정작 주님이 내게 오셨을 때에 그를 알아볼 줄 모르는 나는 아직도 영적인 소경이요 문둥병자인 모양이다.

오 주님 나의 눈을 밝혀 일상에서 분초마다 주님을 알아 뵈올 줄 아는 믿음을 주옵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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