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합니다

"I am sorry"는 회개가 아닙니다.

 

사과는 회개가 아니예요.

물론 변명도 회개가 아니지요.

죄를 자백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회개입니다.

 

자기가 무엇을 잘못했는지를 잘 인식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막연히 사과하는 것은 죄를 지은 하나님 앞에서나 사람 앞에서 회개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회개 아닌 사과하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또 사과도 아닌 변명을 하는 사람들도 많이 보았다. 그것은 세상 사람들이나 할 수 있는 뉘우침이요, 사과이며 변명이다.

 

그리스도 안에서 자기의 죄를 깨닫는 것도 은혜이다. 그것은 회개의 영이신 성령에 역사하심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죄를 깨닫는다는 것은 그 사람 속에 성령이 역사하시고 있다는 증거이며 하나님이 아직도 사랑하신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그러나 죄를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성령이 역사하는 사람이 아니다. 자신의 죄를 깨닫게 하시는 은혜가 없어서 남이 먼저 그 죄를 알고 깨닫는다면 그것은 아간과 같은 사람이요, 아나니아와 삽비라 같은 사람이다. 죄를 깨달아 알고도 주님이 정해 놓으신 시간 안에 회개하지 않으면 주님의 징계가 임하는 것이다. 물론 죄를 깨닫지 못하는 사람, 주님이 죄의 깨달음의 은혜를 주시지 않는 사람은 더 말할 나위가 없는 것이다.

 

용서는 일흔 번씩 일곱 번, 곧 영원히 항상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이 주님의 은혜이다. 그리고 이 은혜 가운데 사는 사람은 무슨 죄를 지어도 용서받을 수 있고 용서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만난 무수한 사람들 가운데 용서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사과하는 사람은 결코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변명으로 일관하는 사람은 자기가 지은 죄를 정당화하는 사람인데 그것을 고치고자 할 의지조차도 가지지를 않는 사람이다. 그런데 어떻게 변화를 받을 수 있겠는가?

 

 주님이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시는 것은 우리가 변화 받기를 기다리시는 긍휼하심과 자비하심과 오래 참으심의 은혜이다; 우리에게도 일흔 번씩 일곱 번이라도 용서하라고 말씀하신 이유도 우리가 누구의 죄를 용서할 뿐 아니라 그 사람이 변화를 받을 때까지 참고 기다리라는 말씀인 것이다.

  

그러므로 사과를 하는 것이나 변명을 하는 것은 주님도 용서를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얼마 전에 말씀을 전하면서 “용서해 줄 수 없는 사람”이라는 말씀을 전했는데 이 말씀을 전한 나의 중심은 용서를 구하는 사람에게는 용서해줄 수 있지만, 용서를 구하지 않는 사람은 용서하고 싶어도 그것을 간절히 원하지만 할 수 없다는 주님의 마음을 말한 것이다. 그런데 나와 같이 일했던 어떤 간사가 발끈하여 소동을 빚은 적이 있었다. 참으로 유감이 아닐 수가 없는 일이었다.

  

그는 자기가 나에게 용서를 구했고 내가 “다 지나간 일인데 뭐”라고 했기 때문에 용서를 받았는데 무슨 소리냐는 식으로 대응을 해왔다. 그런데 내 생각은 달랐다. 그는 나에게 용서를 구하지 않았다. 용서를 받아야 할 사람은 용서를 구했다고 하지만 용서를 해주어야 할 사람이 용서를 구한 것이 아니라면 그것이 왜 용서를 구한 것이 아니냐고 따지고 항변을 하는 것은 우매한 일이다. 그러기 전에 진중한 마음으로 예의를 갖추고 “저는 용서를 구했다고 생각하고 용서를 받았다고 생각을 했는데 제가 어디가 잘못된 것입니까?”라고 물어야 하는 것이 정당하고 당연한 것이다. 나에게 있어서 그것은 용서를 구하는 태도가 아니었다. 한번은 식당에서 밥을 먹으면서 변명을 했다. 그리고 사무실에서 사의를 표명하면서 떠나가는 마당에 “죄송합니다”라고 사과를 했다. 그래서 그것이 회개도 아니고 용서를 구하는 것도 아닌 세상 사람들이나 하는 사과의 수준이며 변명의 수준이기 때문에, 또 앞으로 보지 않는 뜻에서 사과한 것이기에 나도 같은 눈높이에서 “다 지나간 것인데 뭐”라고 대답을 했던 것이다. 물론 사과도 안 하고 도망가듯이 간 동역자 들도 많이 있었던 것에 비하면 그 케이스는 조금 나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에게는 목마른 갈증이 있다. 그렇게 같이 은혜를 받고 같은 눈물을 흘리고 회개의 복음을 전했다면 이전에 은혜 가운데서 살던 때와 같이 죄의 아픔으로 회개하고 용서를 구하였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목마름이었다.

  

아무튼, 세상에는 마음대로 안 되는 일이 너무나 많이 있다. 그중에 가장 큰 것이 용서하고 싶어도 용서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새해에는 더 많은 회개와 용서하심의 은혜가 있기를 간구한다.

(*.8.212.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