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이었습니다.

제가 결혼식 주례를 했습니다.

식 중에 신부가 우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지만 그날은 신랑의 어머니가 그렇게 연신 눈물을 닦고 있었습니다.  


신부는 어렵게 자란 사람이었습니다.

두 살 때인가 어머니를 여의고 친언니와 함께 계모 슬하에서 자라면서 말할 수 없는 학대와 고통을 받고 자랐습니다.

고등학교 다닐 때에는 두 자매가 집에서 나와서 방을 얻어 살 정도로 극심한 고통을 당하여야 했습니다.

두 가정이 상견례를 할 때에는 계모가 나오기를 싫어하여 아니 나왔다고 합니다.

그로 인하여 부부싸움을 크게 하고 신부의 아버지는 집을 나와서 원룸을 얻어서 기거를 하였다고 합니다.


신부는 아버지를 찾아가서 이렇게 말을 했다고 합니다.

"아빠, 나는 세상에서 '가정이 이런 것이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가정을 보았다. 우리도 예수를 믿자."

그랬더니 아버지가 그러자고 즉답을 하더랍니다.

그래서 그런지 신부의 아버지도 혼례식 내내 소리만 내지 못했지 섪게 울었습니다.


그보다도 이상한 것은 앞에 말한 대로 신랑의 어머니가 우는 것이었습니다.

혼례식을 마치고 나서 신랑 어머니가 왜 울었는지 생각이 났습니다.

그래서 신랑의 아버지인 목사님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오늘 사모님이 왜 울었는지 이유를 아느냐고 물었더니 왜 그랬는지 잘 모르겠다는 대답이 돌아 왔습니다.

그래서 그 이유를 내가 아는 대로 말을 해주었습니다.  


이십여 년 전에 아들이 어렸을 때에 지금 목사님인 신랑의 아버지는  극한 방탕 가운데서 살았습니다.

한 집안의 종손으로서 그 아들을 금지옥엽으로 길렀던 시골의 부농인 그의 아비지와 어머니는 며느리가 와서 이혼하겠다는 말을 할까 봐 전전 긍긍하고 두려워했습니다. 그러던 중에 두려워하던 일이 임했습니다. 지금 신랑의 어머니인 며느리가 찾아왔습니다. 어쩔줄 모르고 당황하는 시부모에게 며느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버님, 어머님 저는 이혼 안 합니다. 하나 밖에 없는 내 자식 때문에라도 이혼하지 않고 살 겁니다. 그러나 저 아들이 결혼하는 날에 저는 이혼할 겁니다."


단호하게 말하는 며느리 앞에 어쩔 줄 몰라 하면서 미안하다고 연신 말을 하면서도 시부모는 내심 안도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날이 아들이 결혼하는 날이었습니다.

말하자면 신랑의 어머니와 아버지가 이혼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이혼을 안 해도 되게 되었습니다.

근 이십 년 전에 그 신랑의 아버지가 예수전도협회 제직훈련을 무엇인지도 모르고 얼떨결에 왔다가 은혜를 받아 거듭나고 새사람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이후로 변화된 삶을 살고 죄는 다 끊어졌으며 주님의 거룩함을 사모하고 닮아가면서 전도를 하고 살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주님이 쓰시는 목사님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혼할 이유가 없어진 것입니다.

신랑의 어머니도 과거의 이일을 생각하면서 울은 것은 아니었습니다. 정작 그들은 나에게 그와 같은 말을 해주고도 그날은 그런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그 가정에는 너무나 기쁘고도 귀한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아이를 삼십 년 동안 기르고 함게 하면서 그 세월이 너무나 힘이 들었기 때문에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으로 울었던 것입니다.


나중에 제가 하는 말을 듣고야 그 사실이 생각이 나면서 가정에서 교회에서 그 간증을 하면서 은혜를 나누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혼하고 싶었지만 이제는 이혼을 안 해도 되는 가정을 만들어 주신 하나님께 모든 감사와 광과 찬양을 돌립니다.


그리고 오늘날도 이와 같은 상태에 빠져 있는 허다한 가정을 위하여 기도해 주시고 그들이 이 복음으로 구원을 받고 변화를 받아 이 세상의 모든 가정들이 이제는 이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아름다운 가정으로 주님이 만드시기를 간절히 기도합시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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