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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인 건가?’
요 몇개월 슬픈기운을 만들어내는 자문이다.
이제는 아빠보다 키가 더 큰 아들이 아내의 뱃속에 있을 때부터 늘 따라다니던 질문이 최근에는 젖은 옷과 같이 무게를 더하고 있다.
참으로 두려웠다. 강도사라는 과정을 거쳐야 할 때부터 두려웠다.
이 직분에 대해 매우 자랑스러워하거나, 성취할 자리에 도달한 자처럼 얘기하던 선배분들과 달리 내게는 두려움의 문고리였다.
나는 이 직분에 맞는 사람인가? 맞게 살아갈 수 있나? 이제 목사로서 살아가는 것인가?
가끔은, 또는 자주 뭔가 좋은 역할을 잘 감당하는 사람처럼 이 질문이 없어진 것과 같은 때를 지내기도 했지만, 여전히 초라한 때를 보내는 시간에 놓이게 될때는 여지없이 “...인 건가?”라고 읊조리게 된다.
이러한 슬픈기운과 몸의 지침으로 창세기 사경회 마지막 강의에 함께 가자는 권유는 반갑지만은 않았다. 그러나 그 권유의 친절과 내포된 사랑은 내 핑계보다 강했다.
인천으로 향하는 차량 속에 여전히 젖은 옷과 함께, 다가오는 여독을 뿌리칠 기세로 앉아있다. 동행하는 분들과 심심치 않게 서로 얘기를 주고 받으니 도착할 때까지 시간이 짧아진다. 나를 빚쟁일(롬13:8) 만든 목사님의 얘기다. ‘사랑하는 사람과 여행하는 시간은 짧답니다.’ 과연!
처음 참석하는 것이라 낯선 환경이지만 작년 여름에 보셨던 나의 독특한 얼굴을 기억해주시고 반겨주시는 분들로 인해 편안하게 일정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렇게 둘째날 오전, 장로님의 메시지가 깊게 들어와 내 마음을 갈라버리며 기나긴 무거운 질문에 종지부를 찍어버린다.
“교회처럼 보이려하는 것이 문제이고 목사처럼 보이려하는 것이 문제이다.”
교회는 교회여야 하고 목사는 목사여야 하지, 교회처럼이거나 목사처럼이거나 해서는 안되는 것이다. 이것은 온전치 못한 것이다. 그러니 내가 있는 자리에선 모든 것이 어설펐고 건강하지 못해 아픔 속에 살게된 것이리라.
오랫동안 입고 있던 젖은 옷의 정체가 이것이었다.
부르심이 없어서가 아니다. 목사이지 못하고 목사처럼 보이려는, 하나님이 보시기에가 아닌 사람이 보기에 목사이길 원했던 것이 문제였다.
“목사처럼이 아닌, 목사 이었던 적이 있었다.”라고 말하고 싶기도 하다. 주님이 주신 은혜의 시간에는 그러했을 것이다. 그러나 “목사인 건가?”라는 읊조리는 자문의 시간은 이것이 내 문제임을 확실하게 한다.
어떤 분 처럼, 어떤 사역자 처럼, 어떤 목사님 처럼...그러다 그렇게 보여 지 길 원하는 모습만 쫓다가, 부르신 하나님이 보시기에 내가 어떠해야 함을 놓쳐버린 것이다.
그들처럼 되지 못하는 나의 모습을 볼 때마다, 가족들 앞에 들어나는 내 못난 모습들을 볼 때마다, 아내와 자녀들 앞에 지랄같은 내 모습이 외쳐질 때 마다, 난 목사인 건가?
때때로 하나님께서 은혜로 슬픔의 골짜기를 지나온 것과 같이 희락의 날들을 주시나, 지속시키지 못하는 내 모습은 ‘르우벤은 물의 끓음과 같다’는 말씀과 같아 내 연약함을 통탄하게 된다.
“하나님, 목사처럼이 아닌 목사이게 하소서!”
불쌍한 내 모습으로 인해 긍휼을 구하며 사경회 시간을 지내고 있을 때, ‘나귀 새끼를 타신 예수님’에 대한 장로님의 메시지가 나를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로 이끌어 갔다.
어미나귀와 같이 능숙한 나귀가 아닌 새끼나귀를 타신 이유를 들으며, 능숙하고자 하는 나의 노력과 수고로움이 오히려 목사처럼 보이려는 뒷 발길질에 불과 했다는 걸 알게되었다. 그 발길질에 주위 지체들이 참 많이도 아팠을것이다.
오히려 예수님은 능숙치 못한 어린 나귀 새끼의 힘과 능력이 되셔서 예루살렘성으로 이끄셨다 는 걸 깨닫게 되었을 때에는 불쌍한 내게 긍휼을 베푸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보게 되었다.
어린 나귀 새끼임을 인정하고 하나님의 긍휼을 구하는 일이 내 일이다.
내 등에 타 주시길, 내 주인이 되시길, 내 하나님이 되시길 갈망하게 된다.
하나님은 그 ‘누군가’의 하나님 이셨다.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이셨던 그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 이셔야만, 목사처럼이 아닌 목사이게 되고, 교회이게 되는 것임을 명확하게 확신하게 되는 2박3일의 사경회 시간이었다.
작년 여름처럼 이번 창세기 사경회 마지막 일정에 함께 하자던, 내게 온 그 권유와 친절은 사랑으로 즐겨 순종하는 사람을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이었다. 이러한 분들과 함께 자리를 가지게 되는 것 또한 내게 복인 것이다.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하나님의 뜻과 마음을 친절히 전해주신 장로님께 감사드리며, 함께하자고 사랑을 베푸신 분과 여행의 시간을 짧게 만들어 버리는 동행 하셨던 분들께 감사드린다.
이제 ‘나의 하나님’으로 인해,
나는 “목사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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