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의 일이다. 요즘같이 고속철도가 없고 새마을열차가 다닐 때의 일이다. 어느 지방 도시로 가기 위해서 새마을 열차를 탔다. 좌석에 앉아서 성경책을 읽고 가고 있는데 열차 차장이 지나가면서 묘한 표정을 짓고 지나가는 것이 내 눈에 들어왔다. 그냥 나에게 한 것이 아니려니 하고 있는데 한참 있다가 또 지나가면서 나에게 일부러 보이도록 예의 그 기분 나쁜 표정을 짓고 가는 것이었다. 마음속으로 참 경솔하고도 괜한 사람도 다 있구나 싶은 마음에 언짢은 기분을 달래고 다시 성경을 읽었다. 그런데 세 번째 다시 지나 가면서 같은 표정을 짓길래 나를 비웃는 이유를 알기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에 그 차장을 불렀다.

 

저어기 잠간 만요

“......”

아까부터 저를 보고 약간 비웃는 듯한 표정을 지으면서 지나가시던데 무슨 일이라도 있습니까? 제가 무얼 잘못하기라도 했나요?”

 

그랬더니 그분은 대뜸 서울의 어느 큰 교회목사의 이름을 대면서 그 사람을 아느냐고 나에게 질문을 했다. 그래서 알지는 못하지만 이름은 들었다고 말을 했더니 그분의 말이 이러했다.

 

그 놈이요 저하고 아주 어렸을 때부터 같은 동네친구예요. 동네 교회도 같이 다녔구요

아 그러시군요? 그런데요?”

나는요 그놈 때문에 교회를 안 다닙니다

 

자세한 사정은 들을 수가 없었지만 얼마나 큰 상처를 받았으면 그 놈” “그 놈하면서 자신이 교회를 등진이유가 그 목사 때문이라고 말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분은 거기에 더해서 말을 하기를 자신이 차장생활을 오래 했는데 기차안에서 성경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더 경멸스러워 하는 것은 기차안에서 까다로운 주문을 하는 손님들마다 한가지로 성경책을 읽고 있는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저 아이 좀 조용히 시켜 주세요

저쪽 좌석에 있는 사람들 말소리가 너무나 크니 조용히 대화하라고 해 주세요

출입문 좀 닫아 주세요

 

그래서 자기는 기차 안에서 성경을 읽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나쁜 감정이 저절로 올라온다고 말을 했다. 그러는 그에게 내가 딱히 해줄 말은 없었고 그의 말을 들어 주기 만을 했다. 그의 친구라는 목사는 서울에 있는 장로교회 목사이었는데 나중에는 교단장도 되고 무슨 단체 회장도 되었으며 나중에는 아들에게 교회를 물려 주기도 한 시회적으로는 물론이요 교회안에서도 지탄을 받는 위인이었다.

얼마 전에는 그 교회 출신의 어느 목사님이 아무 질문도 하지 않았는데 과거에 자신이 교회를 다닐 때에 담임목사이었던 그 목사를 말하면서 자기가 참으로 존경하던 목사이었다는 말을 넌지시 던졌다. 그래서 내가 즉시 그에게 물었다.

 

그 사람을 존경했다구요?”

밥을 한끼라도 같이 먹은 적이 있어요?”

아니요

그럼 차라도 한잔 같이 한 적이 있나요?”

아니요

그럼 도대체 무얼 존경한다는 말입니까?”

“......”

밥을 한 끼 같이 먹은 적도 없고 차도 한잔 마신 적이 없고 같이 대화도 나눈적도 없이 아무런 인격적인 접촉도 없었는데 도대체 무얼 존경한다는 거예요?

“.......”

 

나의 이 말을 듣고 그분은 아주 큰 충격에 빠졌다. 그리고 아주 부끄러워서 어쩔줄 몰라 했다. 왜냐하면 듣고 보니 맞는 말이었기 때문이다.

 

그냥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교회의 목사를 멀리 강단에 두고 그것이 그리 멋이 있어 보여서 그런 말을 하는거지요

예 맞습니다

“......”

제가 말을 잘 못했습니다

 

사실 어느 종교를 막론하고 성직자들이 인격으로 존경을 받는 시대는 이미 아닌 때를 우리는 지금 살고 있다. 목사는 목사대로 가톨릭 신부는 신부대로 또 불교의 승려는 승려대로 또 다른 다른 종교들의 교직자들도 드러난 인격으로 존경을 받던 시대는 지나간 지가 이미 아주 오래 되었다. 그리고 한 때는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그들이 맡아 가진 직 때문에 존경을 받게 되는 일들도 있었다. 교인들이 많이 모이는 교회의 목사일수록 또 이름이 난 목사일수로 자기의 사생활과 행위가 일반에게 노출이 되지 않고 감추어지기 때문에 보이지 않고 알지 못하기 때문에 존경하는 일들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그와 같은 사람들의 숨겨진 모습들이 많이 드러나게 되고 개중에는 사회적으로 부도덕한 일들을 행하면서 뭇사람들의 지탄을 받는 사람들이 나타나면서 교회안은 물론이요 세상에서도 그 직으로 조차도 존중을 받지 못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오히려 그 직을 경멸하는 듯한 비판과 발언을 쏟아 내는 대중적인 저항을 받고 있는 것이 오늘날의 엄연한 현실이다. 악의적인 사람들을 기독교를 개독교라고 하고 목사를 먹사라고도 한다. 또 집사를 잡사라고도 하는 말을 이제는 낯선 말들이 아니다.

그와같이 교인들이 교회를 다닌다는 것으로 세상사람들에게 존중을 받는 다는 것은 상상조차도 하지 못할 일이 되었다. 세상사람들은 자기들과 함께 가정생활 하고 직장생활을 하는 교인들의 인격이나 성품과 행실의 수준이 어는 정도 인지를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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