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 전에 있었던 일이다. 여름휴가를 이용하여 인천앞바다의 어느 섬으로 전도여행을 갔다. 차도 다니지 않는 조그만 마을에 걸어 들어가서 무궁화나무로 울타리를 한 어느 집 앞에서 노인 한분을 만났다.

 

할아버지 예수 믿으세요?”

 

교회를 다니는 것은 예수를 믿는 것과 별개의 문제이다. 예수를 믿고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교회만 다니지 예수를 아니 믿는 사람들이 더 많이 있다. 교회밖에 있는 사람들은 예수를 믿는 것과 교회를 다니는 것을 잘 구별하지 못한다. 그래서 그 할아버지는 대뜸 이렇게 말씀을 하셨다.

 

교회 다는 놈이 왜 남의 논에 물을 빼가?”

“.......”

 

나는 시골생활을 한 적이 없어서 그 말을 알아 듣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그 분은 날이 가물어 논에 물이 부족하여 가까스로 채워 놓았는데 밑에 있는 논의 주인이 예의 교회를 다니는 놈이었던 것이다. 밤에 와서 아무도 모르게 물꼬를 트고 물을 훔쳐 갔다는 것이다. 그분이 아침에 일어나 논에 물을 보러 나갔다가 물이 빠진 자기 논을 보고 큰 실망과 함께 분노를 느낀 것이다. 그래서 초면인 나에게 다짜고짜로 싸우다시피 그 말부터 꺼내신 것이다. 그분은 또 이어서 말씀하시기를 그 마을에 가게가 하나 있는데 그 주인이 교회를 다니는 사람이라고 하면서 육지에서 물건을 싸게 사다가 섬에서 비싸게 팔고 있다고 교회 다니는 사람이 어떻게 그럴수 있느냐고 나에게 아주 강하게 말씀을 하셨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누가 교회를 다니면 교회를 다니지 않는 사람보다는 나아도 뭔가 나아야 된다고 생각을 한다. 그래서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이 행하는 그런 부도덕하고 악한 행실들을 보면서 크게 실망을 하는 것이다. 그 할아버지의 말을 들은 나는 난감한 가운데 이를 어찌 할꼬 하며 속으로 탄식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곧 나도 모르는 말이 내입에서 튕겨져 나갔다.

할아버지 교회 다니는 놈은 할아버지 논에 물을 빼가도요 예수님은 절대로 안 빼 가십니다

“......”

그리구요 교회 다니는 놈은 육지보다 물건을 비싸게 팔아도요 예수님은 절대로 그런 분이 아니십니다

“......”

저는 할아버지에게 교회 다니는 놈을 믿으라고 한 것이 아닙니다. 예수를 믿으라고 한 겁니다

 

내가 말하면서도 나 스스로 깜짝 놀랄만한 말이 내입에서 저절로 나가고 있었다. 전도할 때에 아무도 능히 당할 수 없는 구재와 지혜를 주시겠다던 주님의 말씀이 생각이 났다. 나도 그 할아버지와 같이 분노를 공감을 하는 의미에서 교회 다니는 놈이라는 말에는 아주 힘을 주어서 말을 했다. 그 할아버지는 나의 말을 듣더니 갑자기 얼굴이 환하게 밝아졌다. 그때부터 그분은 내가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 마음으로 듣기를 시작을 했다.

나는 그 분에게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다 죄인이며 나면서부터 죄인으로 태어나서 평생 동안을 죄에 매여 종노릇을 하면서 저주가운데 살다가 죽으면 심판을 받고 지옥에 떨어지게 되어 있는 사실과 죄인을 구원하시기 위해 하나님이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셔서 죄인들이 받을 하나님의 심판을 예수 그리스도에게 옮기신 것이 십자가에 죽으신 하나님의 사랑이며 예수님은 사흘만에 다시 살아 부활하셔서 예수를 믿기만 하면 누구든지 값없이 은혜로 구원을 받고 잃었던 영원한 생명을 다시 찾아서 영원하신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복음을 설명을 했다.

나의 말을 다 들은 할아버지는 주저하지 않고 예수를 자기의 구주로 믿겠노라고 대답을 하셨다. 그리고 그분은 나의 손을 잡고 무궁화나무 울타리 아래 앉아서 자기가 지금 예수를 믿겠노라고 고백하는 기도를 나와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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