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해서는 안 되는 일

 

80년대 후반 즈음에 과천 어느 교회에서 전도집회를 했는데 한 집사님이 은혜를 받았다. 그분은 선진국이 기술이전을 해주지 않는 것을 실험실에서 독자적으로 개발을 해서 소위 돈방석에 앉은 분이었는데 십년가까이 매달 백만 원씩 오랫동안 헌금을 했다. 그분이 헌금을 하기 시작했을 때에 나는 그분을 만난 자리에서 그분에게 이렇게 말했다.

 

집사님이 나에게 은혜를 받은 것이 아니라 집사님에게 은혜를 주신 분은 하나님이십니다

“.......”

그러므로 집사님이 협회에 큰 액수의 헌금을 하시는 것도 나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말했더니 그분은 내가 하는 말을 잘 알아 듣고 고개를 끄떡였다. 나는 이어서 그분에게 말씀을 드렸다.

 

그렇기 때문에 집사님이 헌금을 하신다고 내가 집사님께 감사해서도 안 됩니다

 

그리고 그분에게 그 일에 대하여는 전화로도 감사는 물론 아무 말도 한 적이 없다. 그분이 돈이 많으니까 땅을 사서 교회를 짓겠다고 하는 것을 내가 반대를 했다. 그러나 그는 자기가 다니는 교회가 마음에 들지 않는 것 때문에 교회를 짓고 강원도 어디에서 목사님 한분을 모셔다가 그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했다. 내가 미리 염려하고 말해준대로 그 목사님에게는 돈 많은 집사가 하나님이 되었다. 그래서 차를 사 달라 무엇을 사 달라 부터 시작해서 작은 것 하나까지도 물질적으로 의지하는 바람에 곤비해서 어쩔 줄 몰라 하다가 그 목사님과 결별이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내가 미리 말한 대로 모든 일들이 다 일어났다고 나에게 탄식을 하면서 말했다.


그분은 어느 날 나에게 새 차로 바꾸어 주겠다며 큰 돈 오백만원을 부치겠다고 했다. 나는 그에게 제안하기를 내차가 헌차이지만 굴러 가는데는 무리가 없고 협회에 재정으로 쓸수 있도록 허락을 해달라고 했다. 그랬더니 그분은 내가 더 큰 차가 필요한 것이냐고 물어 왔다. 그래서 나는 그분에게 내가 쓰는 것보다 주님이 쓰시는 것이 더 좋아서 그런다고 말했다. 그분은 고집을 꺽지 않고 버티다가 내가 하도 완강하니까 그렇게 하라고 했다.


그 일로 나는 주님이 필요로 하시고 더 기뻐하시는 일에 헌금으로 돌렸지만 한 가지 더 중요한 것은 내가 주님의 이름으로 사람에게 대접을 받는 위험에서도 벗어난 것이다. 나 때문에 주님이 대접을 받아야지 주님 때문에 내가 대접을 받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불충한 짓이기 때문이다.

그분은 나중에 공장을 중국에 짓고 목사가 되어서 중국 선교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와 멀어졌지만 아직도 가끔 생각이 나고 위하여 기도가 되는 분 중에 한분이 되었다. 하나님께만 감사하고 사람에게 감사하지 않는 것이 끝까지 우리 사이를 물질로 더럽히지 아니하고 순결하고 거룩하게 하는 주님이 주신 지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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