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룩 없는 성도의 교제

 

이틀 전 아침에 문자가 하나 도착을 했다.

 

죄송합니다. 장로님 기도해주세요

 

문자를 읽는 순간에 갑자기 가슴이 덜컹 내려앉았다. 밑도 없고 끝도 없는 문자의 내용에 불길한 생각이 먼저 치고 들어왔다. 벼라별 불안한 생각이 다 일어났는데 혹시 코로나 걸렸다는 말인가? 그럴 리가 없는데 하나님의 자녀는 막아주신다고 모세를 통해서 말씀하셨는데 혹시 교인들 중에 누가 확진자라도 생겼다는 말인가? 그래서 격리에 들어간다는 말인가 아니면 병원에 입원해서 음압병실에 있다는 말인가? 그리고 사진에서만 보았던 그 투명한 침대에 누워 있는 모습도 눈앞에 어른 거렸다. 가만히 앉아 있을 수가 없어서 전화를 했더니 벨소리가 끝나도록 전화를 받지 않았다. 불길한 예감이 파도처럼 몰려왔다. 아 이거 지금 울고 있느라고 전화를 못 받는 구나 큰일 났네 이걸 어쩌나 해서 집안식구들을 온통 뒤집어 놓고 여기저기 수소문을 했다. 그리고 급한 대로 우선 문자를 보냈다.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아무 일 없을 거예요 기도 하겠습니다

 

한 시간쯤 지나서 통화가 되었다는 연락이 왔다. 그런데 코로나도 아니고 다른 무엇도 아니고 지난주일 설교 MP3를 듣다가 자기가 실수 한 일이 예화로 나와서 듣고 죄송하다고 기도해 달라고 문자를 보낸 것이란다.

이야기인즉슨 지난주에 그분을 만났을 때에 첫마디에 어떤 정치인이 구속될 것 같다는 이야기를 시작하기에 나는 큰일이다 싶어서 그분의 입을 막고자 급히 다른 주제로 돌렸던 일이 있었다. 주일설교 때에 그 일을 말하면서 이전일이 생각이 나서 이런 말도 했다.

아주 오래전의 일인데 전라도 해남에서 올라온 형제가 있었다. 같이 기도회를 하고 전도를 나갔다 와서 큰 은혜로 보고회를 마쳤는데 그 형제가 나에게 가까이 오더니 당시에 유행했던 자동차 본 넷을 뚫고 엠블렘을 다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면서 왜 그런지 아세요라고 나에게 질문을 했다. 그 모임은 전도를 하고 회개를 하면서 너무나 거룩해져서 형제자매들이 자연스럽게 예수 이야기 외에는 아무것도 안하는 모임이었다. 나는 그의 질문을 받고 그냥 모르는 질문이라서 잠깐 동안 생각을 하느라 그냥 아무 말 없이 그 형제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러자 그는 화들짝 놀라면서 잘못했습니다. 용서해주세요 그러더니 저쪽을 가버렸다. 내 마음 한구석에는 그가 말하고자 하는 이유를 듣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러나 그 모임의 거룩함 때문에 지금까지도 그 이유를 듣지 못했다.

이와 같이 성도들의 모임은 세상이야기를 하는 묵은 누룩을 내어 버려야 유월절 어린양의 살과 피를 받아먹으면서 주님의 사랑을 한가득 체험하는 모임이 되는 것이다.

세상살이 할 때에 좋아 했던 묵은 누룩도 버려야 한다. 성도들의 모임에서 묵은 누룩을 가지고 세상에 속한 것들을 자랑하지도 말아야 한다. 성도들의 모임에서 누구를 정죄하고 미워하는 괴악한 누룩도 제하고 성도들의 영혼에 독성을 끼치는 당을 짓고 참소하고 수군수군하고 불평하는 악독한 누룩도 내어 버려야 한다. 주님이 말씀하신 바리새인의 누룩과 사두개인의 누룩 곧 외식하는 것들 곧 인간이 만든 신학의 교리나 철학과 종교적인 인간의 사고와 변론을 버려야 한다. 그리고 아까 그분과 같이 정치를 말하는 헤롯의 누룩도 버려야 한다.

 

(16:6) 예수께서 이르시되 삼가 바리새인과 사두개인들의 누룩을 주의하라 하신대

 

(8:15) 예수께서 경계하여 가라사대 삼가 바리새인들의 누룩과 헤롯의 누룩을 주의하라 하신대


(12:1) 그 동안에 무리 수만 명이 모여 서로 밟힐 만큼 되었더니 예수께서 먼저 제자들에게 말씀하여 가라사대 바리새인들의 누룩 곧 외식을 주의하라

 

그래야 순전하고 진실한 누룩없는 떡의 새덩어리가 되어 만나고 접촉하는 모든이들의 영혼을 살리는 모임이 되는 것이다.

 

(고전 5:6) 너희의 자랑하는 것이 옳지 아니하도다 적은 누룩이 온 덩어리에 퍼지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

(고전 5:7) 너희는 누룩 없는 자인데 새 덩어리가 되기 위하여 묵은 누룩을 내어 버리라 우리의 유월절 양 곧 그리스도께서 희생이 되셨느니라

(고전 5:8) 이러므로 우리가 명절을 지키되 묵은 누룩도 말고 괴악하고 악독한 누룩도 말고 오직 순전함과 진실함의 누룩 없는 떡으로 하자

 

나와 형제자매들의 영혼을 더럽히는 누룩을 조심하자.

 

(*.154.70.248)